삶 # 20

삶의 흔적 2014. 5. 26. 21:04

 책이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건 2012년 초부터이다. 그 신호탄은 2011년 12월 말에 쐈지만.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로부터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를 선물 받아서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EBS 지식 프라임을 필두로 인문 서적 위주로 읽었고, 작년엔 <1Q84> 같은 소설류에 이어, 올핸 <더 스크랩>이나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같은 에세이집을 읽고 있다.

 그런데 소설을 읽을 때와는 달리 에세이를 읽어보니 "에세이가 별건가?" 싶기도 해서 "써볼까?" 라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소설은 뼈대가 되는 이야기가 있어야 하고, 각종 등장 인물에 여러 가지 사건도 등장해야 하고, 또 어느 정도는 정보를 수집해서 개연성 있게 써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는데 반해 에세이는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소설보다는 접근이 쉽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끔 한다. 물론 에세이 작가분들 폄하하거나 우습게 보고 하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긴 하는 게, 만약 <더 스크랩>이나 <저녁 무렵의 면도하기>와 같은 내용을 무라카미 하루키가 썼기 때문에 사람들이 읽어주는 게 아닐까 라는. 작가도 아닌 일반 사람이 쓰면 그저 일기에 지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무리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만약 블로그에 이렇게 끄적인 것을 책으로 낸다면 그래도 누군가는 재미나게 봐주겠지 라는 일종의 기대감이 없지도 않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끄적끄적대본다.

 그런데 누가 이걸 책으로 내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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