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시안 소설

영화/한국 2014. 1. 12. 20:39



장르 : 드라마
국가 : 한국
러닝타임 : 140분
국내개봉 : 2013.09.09

관람일 : 2014.01.11

감독 : 신연식
출연 : 강신효, 경성환, 이경미, 이빛나, 김인수, 이재혜



 배운 것도 없고, 변변한 직업도 없는 신효(강신효)는 중학생 때 우연히 읽은 김기진이라는 작가의 작품

을 접한 이후로 왠지 모를 힘에 이끌려 글이라는 것을 쓰게 된다. 하지만 문학에 대한 기초가 없는 상태

에서 쓰인 그의 글들은 세상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신효는 식물인간이 되고, 무려 27

년 후에 깨어나게 된다. 깨어난 후 세상에 둘도 없는 베스트 작가가 되어 버린 그. 어떤 소녀에 의해 자

신의 작품이 본래 자신이 썼던 글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우선 약간의 실망감이 있었다. 이 영화는 크게 신효가 깨어나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내가 이 영화를 

선택했던 것은 깨어난 이후에 자신의 글에 손을 댄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울 것 같기 

때문이었다. 


 깨어나기 이전, 신효가 식물인간이 되기까지 있던 일들, 어떻게 식물인간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등

은 아주 밀도 있게 그려냈기에 몰입감 있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깨어난 이후는 마치 다른 감독이 바통

을 이어 받아 찍은 것 마냥 아주 거칠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엉성해 보였다. 그리고 신효의 작품에 손을 

댄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과정이 너무 성의없게 담아냈다. 물론 범인(?)을 알고 난 후엔 왜 그사람이

었는지 납득은 갔지만.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혹평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앞서 말했던 것처럼 깨어나기 이

전의 이야기의 완성도 때문이다.


 "길고, 복잡하고, 등장 인물도 많고, 마치 러시안 소설 같아요." 영화 내내 이 대사가 수차례 반복된다. 무

슨 의미일까? 영화 자체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일단 이 영화 자체가 (러닝 타임이) 길고, (스토리 구조

가) 복잡하고, 등장 인물이 많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네 삶에 대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길고, 복잡하고, 등

장 인물 많은 우리네 삶.


 이 영화는 전개 방식도 독특하다. 등장 인물들이 번갈아가며 독백을 하고, 그 독백의 일부는 (친절하게도) 

자막으로 나온다. 또 독백은 일부 대사와 겹치기도 하고, 계주를 하듯 연결되기도 한다. 그래서였을까? 영

화를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한 편의 영상 소설을 본 것 같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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