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영화/헐리웃 2016. 10. 24. 15:59

장르 : 범죄, 스릴러
국가 : 미국, 독일
러닝타임 : 106분
국내개봉 : 1996.01.27 (2016.10.20, 재개봉)

관람일 : 2016.10.23

감독 : 브라이언 싱어
출연 : 스티븐 볼드윈, 가브리엘 번, 케빈 스페이시, 채즈 팰민테리, 케빈 폴락, 피트 포스틀스웨이트, 베니치오 델 토로


 범인이 누군지 알아버렸기에 보고 싶어도 보지 않았던 영화였으나 최근 CGV에서 재개봉했다고 해서 관람하게 되었다.


 폭발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버벌킨트와 수사관이 벌이는 두뇌 싸움, 이라고 하기엔 일방적이지만, 을 보는 것도 매력이고, 그의 천재성에도 혀를 내둘렀다.  그가 방을 빠져나간 후에 수사관의 눈이 휘둥그래지는 장면에서 소름이. 결국 그 배안에 있는 마약과 현금을 손에 넣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린거였고, 무죄를 받아낸 후 이어지는 수사관과의 대질에서도 사무실의 게시판에 붙은 기사 내용과 수사 자료를 이용해서 순간적으로 이야기를 지어낸 셈이니까. 범인이 누군지 아니까 재미있어봐야 얼마나 재미있겠어 라며 갔던 나로선 바보가 된 셈이었다. 여하튼 나와 같은 이유로 보지 않았다고 한다면 꼭 한번 봐두길 바란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영화적 재미는 충분하다. 여기에 개봉 당시엔 느낄 수 없었던 케빈 스페이시와 베니치오 델 토로의 풋풋함 또한 이 영화를 보는 매력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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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31 : 오랜만에

삶의 흔적 2016. 10. 24. 15:36

 오랜만에 티스토리에 글을 남겨본다.


1.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 폰을 보니 친구로부터 오랜만에 연락이 와 있었다. 점심이나 먹자는. 늘 점심을 먹자는 이면에는 어떤 목적이 있었고, 얼마동안은 그 목적만 취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일말의 서운함을 지니고 있던 나. 그로 인해 추석 전에 보자는 제의를 거절했었으나 이번에는 반신반의였지만서도 흔쾌히 만나자고 했다.

 나의 단골집이자 늘 만나던 커피숍에서 약속을 하고, 집을 나서자마자 그곳에 가 있었다. 약속시간보다도 30분이나 일찍 온 친구와 간단하게 안부만 묻고선 점심을 먹으러 자리를 떴다. 간단하게 소주를 곁들인 점심을 먹으며,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젠 거의 모두 해결이 됐고, 형님은 중국으로 다시 들어가셨다고 한다. 애들은 늘 그렇듯 아프다 말다를 반복했고, 그동안의 일들로 인해 현수가 일찍 철이 든 모양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하도 답답해서 죽겠다고 했더니 엄마 죽지마 라고 했다나? 그러면 자기네 둘이 고아가 된다면서.


2. 오랜만에 오다보니 모든 것이 다 오랜만이고, 채워넣을 거리도 한가득이다. 뭐 대부분 다른데에 써놓은 것들을 옮겨 적는 작업이 대부분이겠지만. 블로그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보자면 영화도 많이 봤고, 사진도 많이 찍었고, 여행도 좀 다녔다. 여러 가지 일들도 있었다. 퇴사도 하고, 몇 명의 여자와도 사귀었다 헤어짐을 반복하다 지금은 솔로가 되었다. 그리고 퇴사 후에 석달째 놀고 있고, 시덥잖은 사업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 뭐 어떻게 되든 굶어죽기야 하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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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30

삶의 흔적 2014. 7. 29. 14:14

 버스든 택시든 선호하는 자리가 있기 마련이고, 버스나 택시보다 이동 시간이 긴 지하철의 경우는 선호하는 자리에 대한 선호도가 강합니다.

 개인적으로 지하철에서 가장 선호하는 자리는 7인용 좌석의 양끝자리인데, 그것도 가급적 문이 덜 열리는 쪽을 선호합니다. 자주 열리면 그만큼 사람들이 들락날락 거리면서 치고 지나가기 일쑤니까요. 게다가 여름은 모르겠지만, 겨울엔 춥습니다.

 양끝 자리를 선호하는 이유는 일단 양쪽 사람들의 어깨 공격에서 자유롭기 때문이고, 둘째는 급하게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자거나 힘이 들 때 기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눈에 좋아보이는 것은 남들에게도 그렇게 보이듯 제가 선호하는 7인용 좌석의 양끝 자리는 경쟁 상대가 많습니다. 물론 경쟁이라고 해서 그자리에 앉으려고 피튀기는 결투를 벌인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자리를 차지 하기 위한 눈치 싸움이 볼만합니다. 그러다보면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런 경우 작년까지는 다리가 아프더라도 그냥 서서 갔습니다. 내가 선호하는 7인용 좌석 양끝 자리가 아니면 앉지 않겠다 라는 자존심은 아닌데, 그 비스무리한 뭔가 때문인데 콕 집어서 말하긴 그렇네요.

 그런데 요즘은 경로석만 아니면 앉아버립니다. 왜 그런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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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29 : 분실 혹은 망각 총량의 법칙

삶의 흔적 2014. 7. 28. 09:43

 어느 집단에 가든 또라이는 한두명씩 있다는 '또라이 총량의 법칙'이 있듯 나에겐 어랬을 때부터 '분실 혹은 망각 총량의 법칙'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 어머니가 연필을 챙겨주면 하교할 땐 그만큼 가져오질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럼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만큼 공부를 열심히 한 게 아니냐는 질문을 해올 법도 하지만, 그렇게 해서 연필이 없어졌으면 이런 글도 쓰지 않았겠거니와 하루에 연필을 몇자루 쓸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는 타입도 아니었다.

 그리고 최근 2~3년 새 느낀건데, 외출할 때마다 한두가지씩 놓고 나와서 그만큼 더 들락날락거릴 때가 종종도 아니고 거의 매번 있다. 놓고 오는 것의 종류도 천차만별이어서 지갑, 볼펜, 텀블러, 책 등이고, 심할 때는 차 키나 서류 가방을 (차 안이나 회사에 뒀다고 생각하고) 놓고 올 때가 있다.

 7월 첫날부터 새로운 직장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적잖이 무거운 박스를 서너개씩 날라야 하기에 대차를 사용합니다. 차에서 박스를 대차에 싣고, 2층에 있는 검사반에 전달한 후 1층까지 다시 그 엘리베이터로 실어 보낸 후 1층에서 그걸 가져와야 하는데 그걸 깜빡하는 겁니다. 그래서 새로 산 대차만 무려 세 개. 개당 3만 5천원이니 무려 10만 5천원이 7월 한달 새에 나감 셈인데요. 평소에도 내스스로가 어이없다고 느낄 때가 많은데, 이건 참.

 오늘도 스타벅스 앞에서 텀블러가 없는 걸 알고 다시 집에 다녀왔고,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사무실로 올라오면서 또 차에 두고 올라왔습니다. 아무래도 며칠 간은 텀블러에 신경을 좀 써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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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28 : 수면의 질

삶의 흔적 2014. 7. 25. 11:25

 인간에게 있어 3대 욕구가 있다고들 하고, 그것은 식욕, 성욕, 수면욕이다. 요즘 내가 하고 있는 SNS를 보면 잠을 제대로 못이룬다는 분들이 많다. 이유는 여러 가지겠고, 형태도 여러 가지일 것이다.

 크게 구분을 해보자면 잠드는 자체가 힘드신 분들이 있다. 나도 가끔은 잠이 들 타이밍을 놓쳐서 새벽 서너시까지 뜬눈으로 있다가 마지못해 한두시간 눈을 붙임으로서 그날의 수면을 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가 거의 매일 있는 사람들이 있다. 

 또 한가지는 잠은 그나마 제대로 드는데 자주 깨는 경우이다. 내 경우가 이런 경우인데, 대략 2년하고도 4개월-이라고 하니 군대 생각이 나네-전쯤부터 그랬다. 당시엔 만나던 친구와 헤어지면서 (나름) 정신적인 고통이 있어서 그랬었는데, 그나마 고통이 덜한 지금까지 그런 걸보면 이게 아주 몸에 배어버린 하나의 습관처럼 자리잡은 듯 싶다.

 작년 4~5월쯤 마라톤 준비한답시고 몸을 힘들게 하니 잠은 잘오긴 하던데, 막상 뛰려고 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라 현재까지도 생각으로만 둔 채 뛰지 않고 있다. 그러고보면 해결 방법이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닌데 실천을 못하고 있는 내 자신이 여간 한심한 게 아니다. 물론 이거 하나 실천한다고 해서 한심한 정도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즉 하든 안하든 한심 지수는 별차이가 없기에 그냥 안하는 쪽으로.

 여튼 인터넷이나 기타 매체에서 하는 말을 빌리자면 수면 시간이 어느 정도는 중요한 것 같다. 7~8시간 정도는 권장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5~6시간을 자도 달게 자면 질 낮은 7~8시간보다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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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도 : 민란의 시대

영화/한국 2014. 7. 24. 11:58




장르 : 액션
국가 : 한국
러닝타임 : 137분
국내개봉 : 2014.07.23

관람일 : 2014.07.23

감독 : 윤종빈
출연 : 하정우, 강동원, 이경영, 이성민, 윤지혜, 조진웅, 마동석 



 

 때는 바야흐로 철종 13년. 부패한 양반과 탐관오리의 착취가 극심해지고, 잦은 자연재해와 그로 인한 기근까지 겹쳐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져만 간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지리산 추설'이라는 의적떼가 등장하게 된다. 이때 나주에선 조윤(강동원)이라는 대부호의 서자가 극악한 수법을 총동원해 삼남지방의 최고 부자로 등극하게 되고, 조윤이 자신의 출생 성분을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돌무치(하정우)의 가족의 희생이 뒤따르게 되고, 돌무치가 추설에 들어가면서 추설과 조윤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는데...


 올여름 한국 극장가 최고의 기대작인 <군도 : 민란의 시대>가 어제 개봉을 했다. 개인적으로 하정우라는 배우를 좋아하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고 갔는데, 한 80%쯤 만족했던 것 같다. 우선 영화가 좀 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심이 되는 캐릭터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굳이 그렇게까지 (친절하게 설명함으로써) 영화가 길어져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론 서부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자체의 컬러톤도 그렇고, (의적떼가 말을 타고, 황무지를 달리는) 일부 장면도 그렇고, 일부 캐릭터는 서부 영화의 캐릭터를 따라한 듯한 느낌도 들었고, 이러한 생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배경 음악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작년 3월에 개봉했던 <장고 : 분노의 추적자> 생각이 떠올랐다. 조선 시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그 배경음악으로 서부 영화 느낌의 음악을 쓰다니 조금 놀라우면서도 신선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로 넘어가보면 큰 기대를 걸었던 돌무치, 하정우의 캐릭터는 생각보다 약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신 우려해마지 않던 강동원이 최소한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의외로 낮은 목소리 톤이 매력적이었다. 극중 조윤이 문무에 능한 상당한 악역이라 악하면서도 유려한 말들을 마구 내뱉는데, 그런 말들을 저음으로 깔아서 내보내니 강동원을 다시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하정우의 군도라기 보다는 강동원의 군도라는 말이 더 나돌 정도라고 한다. 그외에 마향 역의 윤지혜나 마동석, 조진웅, 이경영 등의 연기가 좋았고, 일반 백성들의 (나름) 핵심이었던 김성균 -추설에 합류되나 기대를 많이 했는데- 도 반가운 얼굴이었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건 이 영화가 메세지를 던지고자 했느냐는 것이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무언가 메세지를 던질 것 같지만서도, 영화를 보면 무엇인가 던진 것 같으면서도 (소위 말하는) 2%가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영화 제목에 붙은 '민란의 시대'라는 말은 본 영화의 핵심이라기 보다는 부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본 영화를 굳이 구분하자면 '약간의 메세지가 있는 액션 활극'이라고 보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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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의 한 수

영화/한국 2014. 7. 15. 09:59



장르 : 범죄, 액션
국가 : 한국
러닝타임 : 118분
국내개봉 : 2014.07.03

관람일 : 2014.07.11

감독 : 조범구
출연 : 정우성, 이범수, 최진혁, 안성기, 이시영, 김인권, 안길강 



  살수라는 놈의 음모로 인해 형을 잃게 된 프로 바둑 기사 태석은 형의 살인 누명까지 쓰고 감옥에 가게 된다. 감옥 안에서 바둑에 대해 한층 더 눈을 뜨게 된 태석은 싸움까지 익히며 한층 업그레이드 된 채로 출소 후 주변 사람들을 모아 형에 대한 복수를 시작하게 된다. 


 스토리는 깔끔했지만, 비교적 단순한 전개 과정으로 심심했던 측면을 화려한 캐스팅으로 잘 메워나간 영화였던 것 같고, 챕터를 나누듯 바둑 용어를 써가며 장면장면을 잘 풀어나갔다. 바둑 영화라고 해서 바둑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까지는 필요 없는 것 같다. 그저 내기 바둑판의 비정한 현실과 그로 인해 발생되는 사건에 대한 복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 물론 알고 보면 조금 더 낫긴 하겠지만 말이다.


 앞서 말했듯 출연진만으로도 이 영화는 관객을 압도한다. 정우성, 이범수, 안성기, 이시영, 김인권 등등 상위권에 속하는 주조연들이 출연했다. 일단 정우성은 <감시자들>에서 만큼의 카리스마는 없었지만 기본은 해준 느낌이었다. 살수 역을 맡은 이범수는 정말 찔러도 피한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악역을 잘 소화해줬고, 김인권은 감초 같은 조연으로 빛을 발했다. 이시영은 팜므파탈을 기대하며 봐서 그랬는지 캐릭터가 좀 약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영화로 데뷔한 최진혁, 큰 무리없이 잘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안성기가 무게 중심을 잡아주며 배역진은 완성되는 것 같다.


 엔딩 크레딧을 보고 나서야 알았던 사실인데, 속편이 있다. 엔딩 크레딧이 시작되면서 <신의 한 수 : 사활편>이 끝났다고 하는 걸 보니 그랬다. 가장 궁금한 것은 안성기가 말했던 귀수의 정체와 감옥 안에서 정우성에게 싸움을 가르쳤던 사람의 정체가 속편에서 밝혀질 지의 여부이다. 귀수는 영화 전개상 필연적으로 나와야 하는 사람이기에 누가 배역을 맡았는지가 궁금하고, 정우성을 도와준 사람은 그냥 도와줬을 리는 없을 것 같아서 궁금한데, 개인적으론 이 두가지가 속편의 핵심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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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27 : 나에게 사진이란

삶의 흔적 2014. 7. 14. 13:05

 오늘 자신의 사진을 찍기 위해 220년된 금강송을 25그루나 베어버렸다는 한 사진작가에 대한 기사를 보고 한자 적는다.

 프로 작가든 취미로 사진을 찍든 멋지고, 이쁜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매한가지겠지만, 사진이라는 건 모름지기 피사체의 있는 그대로를 담아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포토샵이나 카메라 자체에 내장된 보정 기능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찍어서 블로그나 SNS에 올리곤 한다.

 만약 구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앉고, 눕고, 엎드려서 찍는다. 이렇게 했음에도 사람이나 다른 무언가에 방해를 받아 제대로 된 사진을 얻지 못했다면, 실력 부족이거나 열정 부족 혹은 운이 없거나 아님 해당 피사체와의 연이 없는거라고 생각한다.

 대신 주어진 여건 하에서 맘에 들 때까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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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영화/헐리웃 2014. 7. 11. 17:46



장르 : 액션, SF
국가 : 미국
러닝타임 : 130분
국내개봉 : 2014.07.10

관람일 : 2014.07.10

감독 : 맷 리브스
출연 : 앤디 서키스, 게리 올드만, 제이슨 클락 



 유인원들이 숲으로 들어간 지 10년 후, 인류는 시미안 플루라는 바이러스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유인원들이 살고 있는 숲에 있고,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와 폭력으로 밀어부치려는 자들 간에 대립이 발생하게 된다. 이 와중에 인류와 유인원 간에 오해가 발생이 되고, 사태는 급박하게 흘러간다.


 1편보다 조금 루즈하게 진행된 느낌이 없진 않았지만, (대개 중간편은 재미없다는 반응이 많은데) 3부작의 2편치고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유인원의 표정 변화가 1편보다 섬세해졌다는 느낌이었는데, 웨타라고 하는 곳에서 이번 영화의 CG를 담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웨타 디지털이라고도 한다고.


 평화를 지키기란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만드는 영화였다. 말 그대로 비폭력으로 지키려고 하는 무리가 있고, 반대인 경우도 있는데, 어느 쪽이 반드시 절대선/절대악은 아니라고 본다. 당시의 상황에 맞게 운영해가면 되는 것일뿐. 


 이번 영화에선 인류도 그렇고, 유인원도 그렇고, 내부적으로 구성원 간에 신뢰가 무너지고, 오해와 반목이 생기고, 또 인류와 유인원 간에도 마찬가지이고. 그로 인해 대립이 발생되고, 그게 격해지면 전쟁이라는 것이 발생되는 것 같다.


 1편에선 유인원들이 왜 숲으로 들어갔는지에 대해 보여줬고, 2편에선 평화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그것이 깨지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를 여실하게 보여줬다. 그리고 인류는 인류 나름대로 유인원은 유인원 나름대로 내홍을 겪었고, 수습되면서 영화가 마무리 되었다. 3편에선 어떤 내용과 어떤 영상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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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26 : 하고자 하는 의지

삶의 흔적 2014. 7. 11. 13:51

 평소에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것들이 많다고 착각하는 것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말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개는 '시간이 있어도' 안하는 것 같다. 

 왜 '시간이 있어도' 안하는 것 같냐고 물어오면 딱 찝어서 할만한 대답은 없지만, '마음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건 거꾸로 말하면 '마음이 있다면' 시간이 없어도 쪼개고 쪼개서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달 1일부터 새로운 곳에서 일을 시작했고, 지루하리만치 시간이 많이 남곤 하지만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들(여유있게 책 읽기, 영화보기, 투잡 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마음이 없어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변명을 해보자면) 남아도는 시간이라고 해도 어차피 근무 시간 중이기 때문에 커피숍에서 죽치고 있거나 사무실에 앉아서 간단한 게임을 하는 정도다.

 아직은 신입(?)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같은 걸 본다거나 하는 정도의 시간 소비는 어렵다. 또 근무 시간 중에 남는 시간이기 때문에도 내 양심 상 그렇게까지는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책정도는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은 솔직히 이직 전에도 볼 시간은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스마트폰 때문에 뺏기는 시간이 많다보니 읽지 못했고, 집중력도 별로 없기 때문에 읽지 못했던 것 같다.

 이젠 정말 남아도는 것이 시간이다. 책 좀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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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25 : 빗방울

삶의 흔적 2014. 7. 11. 10:58

 언제부터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비오는 날 차창에 맺힌 빗방울을 찍는 습관이 생겼다. 운전석에 앉아서 찍다보면 미러리스 카메라로는 너무 가까워 초점 잡는 게 힘들고, 폰카로 찍어야 잘 찍히는데, 사진기 어플을 실행하고 화면을 터치할 때 초점이 잡히면서 빗방울의 형태가 명확해질 때의 쾌감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좋다. 반대로 잘 잡히지 않으면 그만큼 짜증도 배가 된다.

 빗방울을 찍다보면 느끼는 건 정말 그 모습이 이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다 그게 그거 같지만 다 각기 다른 형태와 크기를 지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빗방울 각각이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빗방울을 사람으로 바꿔보자. 그럼 주변 사람들 대하는 내 태도가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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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24 :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삶의 흔적 2014. 7. 11. 10:02

 예전에 의절했던 군대 동기 녀석을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우연찮게 만난 이후론 '사람은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는 말을 체감했던 나. 현재 일하고 있는 곳에서 8년째 일하면서 더더욱 체감하고 있다.

 이직을 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이 분야의 첫직장에서 일하며 만났던 사람과 직간접적으로 부딪힐 상황에 놓여 있다. 그 사람에게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아니긴 했지만, 그 사람과의 내 관계가 재설정되었다는 게 앞서 말한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런데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아니긴 했다만, 그렇게 데면데면하게 굴 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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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

사진 2014. 7. 11. 09:55







2014. 7. 10, AM 07 :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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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4. 7. 11. 09:54







2014. 7. 10, AM 05 :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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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7

책의 흔적 2014. 6. 3. 07:05




"우리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다음에 또'는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中,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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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23 : 다음에 또

삶의 흔적 2014. 6. 3. 07:02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를 보면 "우리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다음에 또'는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는 구절이 나온다. 하지만 나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이세상 모든 것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안 감독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파이와 리차드 파커가 고생 끝에 무인도에 도착했을 때, 리차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숲속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장면에서 "아~ 이별이라는 게 생각지도 않은 지점에서, 생각지도 않게 다가올 수도 있겠구나"싶었다. 이러다보니 대학 시절, 내가 쓰던 붓글씨체를 알려 달라던 형이 생각났다. 난 '다음에요'라며 며번을 미뤘었는데, 그 형은 기다리지 못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그렇다. 지금이 중요하다. 일분 일초 후를 장담할 수 없다. 만약 우리가 카페 안에 앉아 있다면, 3분 후 카페 문밖을 나섰을 때 어떤 일을 당할 지 아무도 모른다. 세상 모든 것과의 관계에 있어서 '지금'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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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6

책의 흔적 2014. 6. 3. 06:54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中,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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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22

삶의 흔적 2014. 6. 2. 09:39
 요즘 이직에 대한 심각한 고민으로 블로그를 방치하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얘기. 오늘 아침 사의 표명을 하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말이 나오질 않네. 하지만 오늘 내로는 꺼낼거다. 이쪽으로는 정말이지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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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her

영화/헐리웃 2014. 5. 28. 23:20



장르 : 드라마
국가 : 미국
러닝타임 : 126분
국내개봉 : 2014.05.22

관람일 : 2014.05.28

감독 : 스파이크 존즈
출연 : 호아퀸 피닉스, 에이미 아담스, 스칼렛 요한슨, 루니 마라



 편지 대필 작가인 테오도르(호아퀸 피닉스)는 아내 캐서린(루니 마라)와 별거 중이다. 그와중에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만다(스칼렛 요한슨 목소리)라는 이름을 가진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시대적으로는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이고, OS(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참으로 독특하다. 아내와의 별거 이후 건조한 삶을 살아가던 테오도르는 우연한 기회에 OS1의 홍보 부스를 지나가게 되고, "사만다"라는 이름의 운영체제와 첫 대면을 하게 된다. 처음엔 독특하고, 생소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서 그런지 "해보면 어떨까?" 라는 호기심도 생겼다. 물론 잠시지만.


 인간과 인공지능 운영체제 간의 교제이긴 하지만, 인간 대 인간의 그것과 크게 다를 건 없었다. 오히려 인간 간의 사랑에서 어렵다고도 할 수 있는 정신적인 사랑이 가능했다. 하지만 태생이 다른 둘은 결국 관계의 끝을 맺게 되고, 그 과정에서 테오도르는 전 아내 캐서린과의 관계에 있어서 자신의 모습이 어땠는지 깨닫게 되고 참회를 하게 된다.


 비록 운영체제와 사람 간의 사랑 이야기였지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하는데는 지장이 없었던 것 같다. 사랑을 함에 있어서 젠체할 필요도 없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하고, 그게 인정이 되면 서로를 자신의 틀에 넣으려는 우를 범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 사랑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된다.


 "사랑은 뭐랄까, 공공연한 미친 짓" 이라는 에이미(에이미 애덤스)의 대사가 마음에 남는,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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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21 : 집밥의 위엄

삶의 흔적 2014. 5. 27. 13:47

 어젠 외근의 동선 상에 집이 (있다기보단 동선에 집을 얹어놓을 수) 있어서 점심을 집에서 먹었다. 사실 작년까진 그러지 않았는데, 올해부턴 회사 사정 상 식대가 지원되지 않아 집에서 먹는 경우가 왕왕 있다. 집에서 먹으면 좋은 점은 양질의 식사를 (지갑에서 나가는) 비용이 없이 먹을 수 있기도 하고, 우선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내방에 있는 침대에서 잠시나마 눈도 붙일 수 있어서 좋다. 뭐 밖에서 해결하면 차 시트를 최대한 뒤로 제낀 후에 에어컨을 틀고 자도 되긴 하지만, 안락함으로 따지자만 어디 내 침대만 하겠나?

 그렇게 외근을 하고 다섯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귀사를 했는데, 뱃속에서 천둥칠 시간이 지났음에도 전혀 시장기가 돌지 않는 것이다. 평소와 다른 것이라면 점심을 집에서 해결한 것 뿐이고, 그렇다고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 많은 양을 먹은 것도 아니었다. 손바닥을 최대한 벌린 크기의 돈가스 한 장과 대충 담은 공기밥 한그릇에 된장찌개가 전부였다. 디저트로 과일을 먹은 것도 아닌데 왜.

 그래서 내린 결론. 이런 것이 집밥의 위엄이 아닐까? 결론이라고 쓰고, 물음표를 붙이니 이상하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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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 : 연꽃

사진 2014. 5. 26. 22:39







2014. 5. 25, 아침고요수목원 서화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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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20

삶의 흔적 2014. 5. 26. 21:04

 책이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건 2012년 초부터이다. 그 신호탄은 2011년 12월 말에 쐈지만.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로부터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를 선물 받아서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EBS 지식 프라임을 필두로 인문 서적 위주로 읽었고, 작년엔 <1Q84> 같은 소설류에 이어, 올핸 <더 스크랩>이나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같은 에세이집을 읽고 있다.

 그런데 소설을 읽을 때와는 달리 에세이를 읽어보니 "에세이가 별건가?" 싶기도 해서 "써볼까?" 라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소설은 뼈대가 되는 이야기가 있어야 하고, 각종 등장 인물에 여러 가지 사건도 등장해야 하고, 또 어느 정도는 정보를 수집해서 개연성 있게 써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는데 반해 에세이는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소설보다는 접근이 쉽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끔 한다. 물론 에세이 작가분들 폄하하거나 우습게 보고 하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긴 하는 게, 만약 <더 스크랩>이나 <저녁 무렵의 면도하기>와 같은 내용을 무라카미 하루키가 썼기 때문에 사람들이 읽어주는 게 아닐까 라는. 작가도 아닌 일반 사람이 쓰면 그저 일기에 지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무리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만약 블로그에 이렇게 끄적인 것을 책으로 낸다면 그래도 누군가는 재미나게 봐주겠지 라는 일종의 기대감이 없지도 않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끄적끄적대본다.

 그런데 누가 이걸 책으로 내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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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5

책의 흔적 2014. 5. 24. 11:12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한다.

굳은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정열, 꺾이지 않는 용기,

만족할 줄 모르는 모험심이야말로 청춘이다.

인간은 나이를 먹는다고 늙는 것이 아니라

꿈을 잃었을 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더하지만

정열을 잃으면 마음이 시들게 된다.


- 사무엘 울만 "청춘(Youth)" 中

 : 곤도 마코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에서 본 시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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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19 : 사진

삶의 흔적 2014. 5. 24. 09:58

 요즘은 사진 찍으러 자주 다니는 편이고, 블로그와 SNS에도 사진 관련 카테고리가 있다. 그만큼 사진을 찍고, 게시하는 것이 취미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셈.

 현재 쓰는 기종은 삼성 2013년 초에 장만한 NX-1000. 그보다 앞서 2008년에 캐논의 450D를 가지고 있었는데, 사실 그 때는 사진보다는 "그래도 살면서 사진기 하나 있어야 않겠나"라는 생각에 거의 충동적으로 샀다. 그래서 처음엔 사진을 찍으러 다니다가 이내 포기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450D를 살 당시의 회사를 계속 다녔다면, 지금과 같이 사진을 취미로 삼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시간이 있다고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고, 반대의 경우라고 못 찍을 것도 아니지만, 여튼 당시엔 사진을 찍는다는 게 취미로 자리잡질 못했다. 

 그리고 사진에 취미를 가지지 못했던 이유를 하나 더 들어보자면, 너무 어렵게만 생각을 했기 때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DLSR이라는 기계도 어렵고, 조리개가 어떻고, ISO가 어떻고 하는 말도 어렵고, 비싼 카메라로 찍으니 잘 찍어야 한다는 강박 - 그러고보면 강박을 많이 받네 - 도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사진에 취미를 가지게 된 것은 작년에 NX-1000을 사면서부터다. 사실 450D가 DSLR치고는 콤팩트한 편이지만, 휴대성이 그렇게 좋다고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NX-1000의 경우는 미러리스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들고 다니기에도 좋고, 사실 모양도 더 이쁘고 해서 자주 다녔던 것 같다. 거기에다 SNS에 사진을 올리면서 (입바른 얘기 같지만) 잘 찍는다는 얘기를 들어서인지 자신감도 붙어서 더더욱 자주 찍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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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흔적 2014. 5. 19. 23:04

 요즘 하루의 날씨 추이를 보면 두가지 세상을 사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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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17 : 강박

삶의 흔적 2014. 5. 19. 15:22

 블로그를 시작한 건 2008년초 경의 일이다. 그전에는 싸이월드에서 제공하는 미니홈피를 이용했고, 블로그를 거쳐 지금은 미투데이를 하고 있다. 미투데이와 같은 마이크로 블로그는 몇가지 있지만, 트위터는 너무 정치적인 글들이 많(다고 하)고, 페이스북은 온가족이나 상사들도 내 글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배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블로그와 마이크로 블로그는 나름의 장단점이 있는데, 블로그는 나름 논리를 가지고 내 견해를 상세하게 풀어쓸 수 있는 반면, 마이크로 블로그는 짧게 압축해서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물론 마이크로 블로그는 언제 어디서든 신속하게 글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난 2009년 8월말쯤 미투데이를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활용한 것은 2012년 2월초부터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만 2년 이상 마이크로 블로그를 쓰다보니 정작 블로그에 글을 길게 쓰는 것이 어려워졌다. 솔직하게 말하면 귀찮기도 하다. 그래서 사실 블로그를 등한시했던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 블로그를 꼭 길게만 써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내 스스로에게 던졌다. 그랬다. 블로그에 글을 길게 써야만 한다는 것은 일종의 강박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최근에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면서 그냥 한줄짜리 포스팅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블로그가 나름 재미있어졌다.

 그리고 길게 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다보니 영화 리뷰를 쓰는데도 제약이 생겼었다. 사실 영화에 대한 느낌이 주저리주저리 길게 쓸 필요는 없지 않은가? 간단하게 요약되는 영화가 있기도 하고, 여러 가지 쓸 말이 많은 영화도 있을진대 그걸 무조건 길게 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니. 막상 깨닫고 나니 우스워졌다. 2월 초에 마지막으로 쓴 이후 한 번도 올리지 않았던 영화 리뷰. 이 글을 쓴 이후로 보게 되는 영화는 블로그라는 특성(?)에 얽매이지 않고, 간결하게 써 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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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16 : 누자베스 2

삶의 흔적 2014. 5. 18. 19:00

 요즘 누자베스의 힙합 뮤직에 빠져 있는 나. 이 뮤지션을 알게 된 것은 올해 2월경이었다. 사무실 1층에 자주 가는 커피숍이 있는데, 그곳에서 틀어놓은 음악이 있었고 그 음악의 도입부가 괜찮아서 네이버 음악 검색을 통해 검색해보니 <사무라이 픽션>의 OST 중 한 곡인 "Aruarian dance"였다. 

 그러다 5월 중순에 접어들 무렵이었나? 그 커피숍에서 틀어놓은 음악 중에 도입부의 피아노 선율이 귀를 사로잡는 음악이 한 곡있었고, 지금 만나는 친구로 인해 피아노 곡에 관심이 있던 난 바로 검색을 해봤는데, 그곡은 바로 DJ Okawari의 "Encounter"였다. 이제부터 할 얘기는 누자베스의 음악을 듣게 된 계기이다. 

 사실 DJ Okawari를 알기 전까진 누자베스는 그저 <사무라이 픽션>의 OST 중에 가장 나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 중에 한사람일 뿐이었다. 그런데 DJ Okawar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그의 장르가 "재즈 힙합"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와 함께 그 방면으로 언급되는 뮤지션 중에 누자베스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누자베스에 대해 검색을 들어갔고, 안타깝게도 2010년에 36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일본 재즈 힙합의 판도를 바꿔놨다는 평이 있어서 그의 음악을 들어 보게 된 것이다.

 사실 일본의 재즈 힙합이라는 것을 누자베스로 인해 처음 접한지라 그가 이뤄놓은 업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까지 들은 세장의 앨범("Hydeout Production 1st Collection", "Metaphorical Music", "Modal Soul")은 재즈 힙합의 초보자인 내 귀에도 착~ 붙을 정도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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